지난달 29일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R&D(연구·개발) 캠퍼스. 지난달 20일 누리호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축제 분위기였던 이곳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었다. 김 회장이 사업장 현장을 찾은 건 2018년 말 한화에어로 베트남 엔진 부품 공장 착공식이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일선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김 회장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됐다”며 격려하고 ‘손가락 하트’ 기념사진도 찍었다. 한 연구원은 과거 김 회장이 보냈던 격려 편지를 가져와 사인도 받아갔다. 김 회장은 2015년 이라크에서 고생하는 한화건설 직원들을 위해 ‘광어회 600인분’을 비행기에 싣고 현지로 날아가 격려할 만큼 현장 직원 사기를 각별히 챙겨왔다.
김 회장은 같은 날 오후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야구장을 찾았다. 메이저리그에서 한화이글스로 복귀한 류현진의 홈 개막전 선발 등판 경기로 화제를 모았는데, 경기에 앞서 ‘회장님 등판’ 키워드가 인터넷에서 더 화제가 됐다. 경기 시작 2시간 전 셔츠에 점퍼 차림으로 관중석에 자리한 김 회장이 카메라에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화의 9회 말 끝내기 승리로 마친 이날 야구장에는 우승 세리머니 같은 불꽃놀이 폭죽이 터졌고, 함박웃음을 짓는 김 회장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이날 김 회장의 대전 일정에는 장남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함께 했다.
올해 72세인 김 회장은 최근 몇 년간 건강관리를 하며 대외 활동을 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대통령과 기업인 대화, 2022년 김종희 한화 창업주 탄생 100주년 행사 등 몇몇 행사를 제외하곤 공식 행사 참석도 드물었다. 그러나 올해 1월 2일 사내방송을 통해 신년사를 직접 발표하고,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 출근을 늘리는 등 예전보다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건강을 회복한 김 회장이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김동관 부회장 등 경영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