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 기름 값이 17주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중동 지역 분쟁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월 마지막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15.3원 오른 리터당 1579원을 기록했다. 전국 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오른 것은 작년 10월 초 이후 17주 만이다. 경유 값도 12.9원 상승한 1485.9원으로 집계됐다.
통상 국내 기름 값은 1~2주 전 국제 유가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지속돼온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국제 유가를 자극해왔다. 요르단 주둔 미군이 사망하고, 후티 반군이 홍해를 오가는 선박들을 위협하고 미국과 영국 군함을 계속 공격하는 등 물류 불안도 커졌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4.5%로 상향 조정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유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 두바이유는 배럴당 82달러로 일주일 전보다 2.1달러 올랐다. 국제 휘발유 가격도 2.1달러 오른 97.4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3.8달러 상승한 108.1달러였다. 석유협회 관계자는 “미국에서 원유 수요가 늘면서 국제 석유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서 “향후 2~3주 정도 국내 기름 값도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