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과급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썼지만, 회사 측은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변동성이 커 성과 산정에 포함될 수 없다고 공지하며 작년 대비 절반 수준 성과급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회사의 논리에 납득하지 못한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모금해 5일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에서 트럭 전광판 항의 시위도 시작했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성과급 기준에 동의하지 못한 직원들은 약 1000만원 모금을 통해 서울 여의도에서 트럭 항의 시위를 5일부터 열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시위를 예고하며 온라인에 올린 트럭 전광판 모습./블라인드

LG엔솔 성과급은 작년 평균 870%(기본급 대비)에서 올해 평균 362%로 대폭 줄었다. 불만이 커지자 김동명 LG엔솔 사장이 지난달 29일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한차례 설명했지만, 논란이 이어졌고 지난 2일에는 직원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변동성이 큰 영업이익은 (성과급 산정 대상인) 경영목표에서 애초 제외됐다”라고 설명했다. 작년 영업이익 2조1632억원에서 미국 IRA 보조금인 AMPC(첨단제조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약 1조5000억원으로 낮아진다. 특히 작년 4분기의 경우 AMPC를 회계에서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친다.

그러나 직원들은 AMPC 제외에 가장 크게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한 직원은 “소재 검증, IRA 대응, 해외 지역 출장 등 IRA 수혜를 위해 노력한 임직원의 노력은 의미 없는 일이었나”라고 반박했다. LG엔솔 노조도 김동명 사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냈고, 노조와 별개로 일부 직원들은 약 1000만원을 모금해 트럭 시위를 시작했다.

김 사장은 지난 2일 타운홀 미팅에선 “직원들이 느끼는 바를 충분히 공감한다”며 “총보상을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 “1분기 내 성과급 개선안을 마련해 3월 초 타운홀 미팅 때 구체적으로 공유하겠다”며 “내년 성과급에 대해선 외부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