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ONLYONE)’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CJ그룹이 5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CJ그룹 이재현 회장은 그룹 차원의 70주년 대외 행사는 따로 갖지 않는 대신, 지난 3일 오후 CJ인재원에서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도 했다. 최근 CJ그룹의 대내외적 경영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을 감안, 그룹 차원에서도 70주년 행사를 차분히 치르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온리원’은 모든 면에서 최초·최고·차별화를 추구할 것을 강조하는 CJ 기업 철학을 뜻한다.
비공개로 진행된 전략 회의엔 CJ주식회사 김홍기 대표이사와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및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그룹 관계자는 “엄중한 경영 상황을 고려해 CJ그룹 성장에 평생을 기여한 손복남 전 CJ그룹 고문과 이병철 선대 회장의 경영 철학을 되새기며 내실을 다지자는 취지”라고 했다.
3일 오전에는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 고(故)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1주기 추모식을 가졌다. 추모식에는 손 고문의 삼남매인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CJ ENM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을 비롯해 장손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손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 손 고문의 동생인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 일가 친·인척과 주요 계열사 CEO가 참석했다. 장남인 이재현 회장은 평소 “어머님은 선주(船主), 나는 선장(船長)”이라고 표현해왔다. CJ그룹의 탄생과 성장에 손 고문의 역할이 컸다는 뜻이다. 손 고문이 1996년 제일제당그룹이 공식 출범한 이후 아들 이재현 회장에게 자신의 보유 주식을 넘겨주며 힘을 실어준 일화 등은 유명하다.
이날 CJ그룹은 이 회장이 고인과 어린 시절을 보낸 집터(서울시 중구 필동로 26)에 세워진 CJ인재원의 메인 교육홀을 ‘손복남홀’로 헌정하기로 했다. ‘겸허(謙虛)’ 같은 고인의 기업 철학을 알리는 공간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그룹 관계자는 “고인께선 살아생전 이재현 회장에게 ‘항상 겸손하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11월 5일은 CJ그룹의 모태인 CJ제일제당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설탕을 만든 날이다. 1953년 11월 5일 이병철 선대 회장은 제일제당 부산 공장에서 흰 설탕 6300㎏를 처음 생산한 뒤, 직원들에게 “바로 오늘이 우리 제일제당의 창립 기념일”이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CJ그룹은 이후 이날을 창립일로 기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