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내견은 만 8세쯤 은퇴한다. 노화에다 인지능력 감퇴 등 이유로 파트너(시각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이전처럼 보조할 수 없게 됐다고 판단이 서면 안내견 은퇴식을 거쳐 반려견의 삶을 이어가게 된다.
은퇴견은 함께 지냈던 파트너에게 입양 우선권이 있다. 다만 파트너가 안내견을 재분양받게 되면 은퇴견과 함께 생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강아지 시절 사회화 교육을 맡아 1년여간 안내견을 키우는 자원봉사(퍼피워커) 가족들이 다음 입양 순위를 갖는다. 이후에는 일반적인 강아지 입양 절차를 거쳐 일반 분양을 한다. 작년 윤석열 대통령 부부도 6년간 안내견으로 활동하고 은퇴한 ‘새롬이’를 분양받은 적이 있다.
현재까지 삼성 안내견학교를 거쳐 은퇴한 안내견은 200여 마리, 생을 마친 은퇴견은 160여 마리다. 훈련을 받고 스트레스를 통제해야 하는 안내견은 일반 반려견보다 오래 살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도 있지만, 삼성 안내견학교를 거친 안내견 평균 수명은 리트리버 기준 13.9세로 일반 반려견보다 1~2년 길다고 한다. 은퇴견 절반 정도는 퍼피워커 가정에 분양돼 강아지 시절과 노견 생활을 함께한다고 한다.
삼성은 안내견학교 한쪽에 있던 추모공간을 새로 꾸며 작년 ‘추모공원’도 조성했다. 추모공원에는 2003년 세상을 떠난 1호 안내견 ‘바다’를 비롯해 약 160마리 안내견의 명패가 붙어 있다. 은퇴견 가족이 장례를 치르면 안내견학교는 추도식을 열고 공원에 명패를 남기고 있다. 19일 안내견학교 추모공원에는 ‘보고 싶은 미래야, 많이 많이 사랑해’ 글귀가 붙은 꽃다발 등 생전 안내견과 함께했던 가족의 추모 흔적이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