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여 만든 자동차 강판 시제품. 탄소 배출이 고로보다 적은 전기로에서 고품질 초고장력 강판을 생산해 낸 건 세계 최초다. /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지난 4월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직간접 배출량을 12% 감축한다는 탄소 중립 로드맵을 공개했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 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효율적인 저탄소 생산 체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2030년까지 당진제철소에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를 구축, 연간 500만t의 저탄소 제품 공급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저탄소 제품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HyECOsteel)’도 출범시켜, 자동차·조선 고객사를 상대로 한 마케팅도 적극 추진한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1단계는 기존 전기로를 활용한 저탄소 쇳물을 고로 전로 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이다. 2단계는 신(新)전기로를 구축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이 약 40% 저감된 강재를 시장에 선보이는 것이다.

신전기로에는 현대제철의 독자 기술이 적용된 저탄소 제품 생산 체계인 ‘하이큐브(Hy-Cube)’ 기술이 적용된다. 전기로에 철스크랩(고철)뿐 아니라 고로의 쇳물, 수소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 설비를 모두 갖추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특히 전기로로 고급 제품을 생산한 경험이 있다. 당진제철소 고로 가동 이전인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전기로를 활용해 약 100만t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공급했다. 또 고속철도용 레일, 극후 H형강 등 기존에 고로에서 생산했던 제품들을 전기로 제품으로 대체 생산하는 등 높은 수준의 전기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2025년부터 운영 예정인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의 조기 정상화를 위해 당진제철소 전기로 설비를 활용해 전기로 기반 저탄소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1.0Gpa(기가파스칼)급 자동차용 제품을 전기로에서 시험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고로 대비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이면서도 기존 전기로에서 생산하지 못한 고급 판재를 생산한 것이다. 그동안 전기로에서 자동차용 제품을 생산한 적은 있지만, 이 정도 초고장력 강판을 만들어낸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기존 전기로와는 차별화된 정련 설비를 이용해 구리(Cu), 주석(Sn), 황(S), 질소(N) 등의 품질 저해 원소를 미세하게 제어하는 제강 부문의 노력과 자동차용 외판재 및 초고장력강 생산 기술을 보유한 압연 부문의 노하우 등 전 사적인 협업이 이뤄낸 성과다. 현대차·기아 기초소재연구센터와도 협업했다. 기존 전기로를 활용했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향후 현대제철은 새로운 전기로 기반의 탄소 중립 철강 생산 체제인 ‘하이큐브’를 구축해 탄소 저감 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다. ‘하이큐브’는 신(新)전기로에 철스크랩(고철), 용선, 직접환원철(DRI)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 강판 등 고급 판재류를 생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전기로는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지만,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Hy-Arc)’에선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모두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