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1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동철(68) 전 국회의원을 제22대 사장으로 선임했다. 한전 사장에 정치인 출신을 선임하기는 1961년 한전 출범 62년 만에 처음이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

김 신임 사장은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산업은행에서 근무하다 1989년 정치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이후 광주 광산구에서 4선(17~20대)을 했다. 지난해 20대 대선 때는 윤석열 캠프에서 특별 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에너지 분야에선 뚜렷한 경력이 없어, 지난 정부 탈원전의 후폭풍을 맞아 천문학적 부채와 적자에 시달리는 한전을 정상화할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전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 5조8500억원에 이르는 역대 상장사 최대 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영업손실이 32조6500억원을 웃돌았다. 올해도 영업손실이 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탈원전 정책과 그에 따른 LNG(액화천연가스) 비율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밑지고 파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한전의 재무 구조는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2분기부터 다섯 차례에 걸쳐 40%가량 전기 요금을 인상했지만 적자는 9분기 연속 이어졌고, 6월 말 기준 총부채는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대로 가면 내년부터는 회사채 발행이 막히며 빚조차 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 신임 사장은 송·배전망 확충을 통한 안정적 전력 공급은 물론 한전의 심각한 재무 구조를 정상화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와 함께 이미 발표한 한전의 25조원 규모 자구안 실행은 물론 비용 추가 절감 노력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