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 중 현대모비스, SK텔레콤, 고려아연, 신세계 등 10개 기업은 2000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23년째 한 분기도 빠짐없이 9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전력공사가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주요 공기업 적자도 이어졌고, 반도체 불황 등 경기 침체 여파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17사는 작년 하반기 이후 적자로 돌아서며 분기 연속 흑자 기록이 중단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52사의 개별(별도) 기준 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9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기업은 현대모비스(자동차 부품)·SK텔레콤(통신)·KT&G(담배 및 인삼 제조)·고려아연(아연 제련)·에스원(보안)·CJ ENM(엔터테인먼트)·신세계(유통)·유한양행(제약)·한섬(의류)·국도화학 등 10사였다. 국도화학은 페인트 원료 등으로 활용되는 에폭시 글로벌 1위(시장 점유율 약 24%) 기업이다. 이번 조사는 종속회사(자회사) 등 실적을 포함한 ‘연결’ 기준 대신 개별 회사의 실적만 따졌다.

10사를 포함해 최근 10년(40분기) 이상 연속 흑자 기업은 총 69사였다. 삼성화재(93분기), 금호석유화학(91분기), 광동제약(90분기), 고려제강(90분기), LG생활건강(89분기), 엔씨소프트(88분기), GS EPS(87분기), LS일렉트릭(87분기), 네이버(86분기), 카카오(86분기), 현대건설(86분기), 포스코인터내셔널(86분기) 등이 포함됐다.

한편, 지난 2분기 기준 조사 대상 352사 중 60사(17%)가 적자를 기록했다. 연속 적자가 길어지고 있는 기업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11분기 연속 적자), 한국전력(10분기), 한국지역난방공사(9분기) 등 공기업 또는 공적 자금이 투입됐던 기업이 순위에 올랐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 산업은행 관리 아래 경영난이 길었고,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은 방만 경영에 대한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