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떡볶이 시식한 뒤 엄지 척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베트남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베 파트너십 박람회’에서 떡볶이를 시식한 뒤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오전 공군 1호기를 타고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동포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국어 교육기관에 잠시 들렀다. 이후 곧바로 ‘한·베트남 파트너십 박람회’가 열리는 국립컨벤션센터 현장으로 갔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우리 주요 기업 100사가 참여해 한국 제품을 소개하는 자리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양국 경제관료, 경제인을 만나지만 이에 앞서 제품 박람회장을 바로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 205명 경제사절단 만찬 격려

윤 대통령은 행사장 입구에서 현대차 로봇개 ‘스폿’의 안내를 받아 현대차 부스를 둘러본 뒤 한화 부스에서 가상 누리호 발사 전시를 봤다. 이어 LG 부스에선 자율주행 콘셉트카 ‘LG 옴니팟’에 직접 앉은 뒤 “여기서 영화도 볼 수 있느냐” 등을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장소에서 열린 ‘K푸드 페스티벌’에도 참석해 ‘김치 반미(베트남 음식)’를 맛보며 베트남 청년들에게 “K푸드를 많이 사랑해달라”고 했다. 이날 박람회에선 중소·중견기업 100사가 베트남 바이어 200사와 400건의 일대일 상담을 했고, 최대 1억달러(약 1200억원) 계약을 맺었다. 재계 관계자는 “두 나라 수교 이후 이렇게 많은 한국 대표 기업인이 한꺼번에 온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철원

윤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에서 경제사절단 205명을 모두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지난 1월 UAE 순방 때도 기업인 130명을 초청한 만찬을 가진 적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대통령이 순방국에서 200명 넘는 우리 경제인을 초청해 만찬한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특히 만찬에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183사 중소기업인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인사말에서 “세계 시장 곳곳을 누비며 수출을 위해 애쓰는 분들을 보니 우리 경제 역동성은 역시 기업에서 나온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 운동 중 다쳐 목발을 짚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건배사를 하며 “브레이크 어 레그(Break a leg)는 다리가 부러졌다는 뜻도 있지만, ‘행운을 빕니다’라는 뜻도 있다”며 “브레이크 어 레그”를 외쳤고, 참석자들이 “대한민국”으로 화답했다. 이어 ‘선후’로 지은 2행시 건배사도 등장했다. 한 청년 기업인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선’을 외치도록 한 뒤, “선배 기업과 후배 기업의 열정으로”라고 했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후’를 외치게 하고 “후퇴 없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위하여”라고 말했다.

◇방산 분야 등에서 대규모 수주 기대

23일 우리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기업과 100건 이상의 MOU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베트남 방산(防産) 시장 진출 기대감이 높다. 베트남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무기를 수입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한국형 기동 헬기인 수리온(KUH-1)의 베트남 수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군용뿐 아니라 소방·경찰 헬기 등 노후 헬기 교체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대통령은 베트남뉴스통신(VNA)과 서면 인터뷰에서 “베트남과 해양 안보 협력, 방위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프랑스 순방 기간 유럽 지역 첨단 기업 6곳에서 9억4000만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상반기 외국인 투자 신고 금액 165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최대인데 베트남에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성사되면 다시 한번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