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는 이달 초 승강기 첨단 유지·관리 서비스 ‘미리’를 출범했다. 미리에는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로봇 기술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됐다. 미리에 내장된 AI는 엘리베이터 운행 과정에서 생성되는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엘리베이터 운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이 AI는 어떤 부품이 오작동했는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해결 방안을 현장 엔지니어에게 원격으로 전달한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필요한 자재를 미리 준비해 현장에 도착해서 바로 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AI 또한 이렇게 현장에서 쌓인 데이터를 끊임없이 학습한다. 이를 통해 한 건물의 엘리베이터에서 쌓인 데이터를 다른 건물의 엘리베이터에도 적용 가능하다.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이를 통해 엘리베이터 고장으로 인한 운행 정지 시간을 기존 대비 최대 43% 줄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 딜리가 연동해 작동하는 모습. /현대엘리베이터

고객 역시 미리를 통해 엘리베이터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본인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건물에 도착하기 전부터 미리 엘리베이터를 예약할 수 있고, 시리·빅스비 등 스마트폰의 인공지능 비서 시스템과 엘리베이터를 연동시켜 음성 호출도 가능하다. 또 엘리베이터 내부의 CCTV를 발전시켜, AI가 자체적으로 CCTV 화면을 분석하고 이상 현상이 있을 경우 감지해 현장 관리자에게 전달한다.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폭력 행위가 일어나거나 비명 소리가 들리면 이를 즉시 인식해 관제 센터에 전달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리 서비스는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시범 운영 중으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를 점차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존에 병원·호텔 등에서 운영되던 로봇과 엘리베이터의 연동 시스템, 엘리베이터 내부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디지털 사이니지(전광판) 기술도 미리에 포함된다. 로봇이 의약품이나 음식물을 운반할 때 미리와 연동해 엘리베이터를 자체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 또 엘리베이터 공간을 전광판으로 활용해서, 탑승객들 각각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이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각종 ICT가 접목된 엘리베이터가 전 세계 엘리베이터 업계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티스·티센크루프 등 세계 유수의 엘리베이터 업계는 이미 비슷한 엘리베이터를 속속 내놓고 있다. 독일 티센크루프는 지난 2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스마트폰을 통한 엘리베이터 호출, 목적지 선택을 위한 음성 명령, 클라우드 기반의 예측 유지·보수, 비상사태 시 양방향 기내 통신 등이 최근 엘리베이터 기술의 트렌드라고 명시했다. 앱을 통해 사용자의 목적지를 인식하고, 카메라로 사용자의 외관(성별, 연령 등)을 인식해 관심이 있을만한 정보를 엘리베이터 내부에 디지털로 띄우는 등의 기술이다. 티센크루프에 따르면 이처럼 ICT를 통한 유지·보수를 통해 기존의 운행 중단 시간을 30~50% 줄일 수 있고, 모바일 앱과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엘리베이터가 물리적 조작이 없어도 근처에 있는 승객을 인식해 원하는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이송할 수 있다고 한다.

오티스 역시 지난 3월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엘리베이터 ‘젠쓰리(Gen3)’를 출시했다. 젠쓰리에 탑재된 유지 보수 설루션 ‘오티스 원’ 역시 미리처럼 IoT를 활용해 엘리베이터 운행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수집한다. 고장이 일어나 현장 출동이 필요한 경우에도 서비스 엔지니어가 모바일 앱을 통해 승강기 운행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고장에 대한 정보와 수리에 필요한 부품까지 사전에 파악한 상태로 도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