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사이 전일제 일자리가 없어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 일자리를 구한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전체 임금근로자 증가율의 약 2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청년, 중년 세대를 가리지 않고 고용의 질이 악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11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2~2022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는 연평균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임금근로자(15∼64세)의 연평균 증가율(1.4%)보다 1.8배 높았다.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는 전일제 일자리 등 더 많은 시간을 일할 의사는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시간제근로를 택한 근로자를 뜻한다.
전체 임금근로자가 2012년 1718만5000명에서 작년 1977만6천명으로 15.1% 증가했고,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는 79만3000명에서 102만명으로, 28.6% 늘었다.
연령대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추이로는, 50대 이상이 2012년 28만7000명에서 2022년 47만명으로 연평균 5.0%씩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15~29세)은 22만7000명에서 29만명으로 연평균 2.5%씩 증가했고, 30대는 9만7000명에서 10만4000명으로 연평균 0.7%씩 증가했다. 반면 40대는 18만2000명에서 15만6000명으로 연평균 1.6%씩 감소했다.
한경연은 “청년층은 얼어붙은 채용시장으로 인해, 고령층은 휴·폐업, 권고사직 등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시간제근로를 택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작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의 사유별 비중을 보면, 10명 중 6명(60.8%)은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 일자리를 구한 ‘생계형’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어서(17.2%), 전공이나 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3.4%), 육아·가사 등 병행(5.5%) 등의 순이었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2021년 기준 전체 시간제근로자 중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비중은 한국이 43.1%로, 조사대상 OECD 30개국 중 7위를 차지. OECD 30개국 평균(29.1%)의 1.5배에 달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증가세가 임금근로자보다 더 가팔랐다는 것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통한 민간 활력 제고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