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7~2021년 기술 유출 관련 1심 판결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44건의 형량을 분석한 결과, 실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11%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금 등 재산형이 16%였고, 집행유예는 73%였다. 재계에선 기술 유출로 인한 산업계 피해를 고려할 때, 형량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경련은 오는 12일 예정된 대법원 양형위원회 전체회의를 앞두고 ‘기술유출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서를 8일 대법원에 전달했다. 전경련은 의견서에서 “반도체·이차전지·자율주행차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 해외 유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업 생존은 물론 국가 경쟁력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처벌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7~2021년 기술 유출(산업기술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1심 재판에 넘겨진 81건 가운데 유죄를 선고받은 것은 44건(54.3%)이었다. 유죄 판결 중 집행유예가 32건이었고, 재산형 7건, 실형 5건이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다른 나라는 기술 유출에 대해 엄하게 처벌한다”며 “양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감경 요소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만은 지난해 국가안전법을 개정해 경제·산업 분야 기술 유출도 간첩 행위에 포함하고, 국가 핵심 기술을 해외에 유출하면 5년 이상 12년 이하 징역과 대만달러 500만 위안 이상 1억 위안(약 42억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미국도 피해액에 따라 최대 33년9개월까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핵심기술을 해외 유출해도 3년 이상 징역과 15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데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