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선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려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태업·무단결근 행태에 대한 대책 논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자신이 겪은 사례를 소개하다가 분을 이기지 못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수년간 이어지는 고질적 문제를 다루는 자리였지만,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패널로 나온 고용노동부 서기관이 “해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4월엔 15개 중소기업 단체가 근로시간 유연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불규칙하고 급박한 주문에 납기를 맞추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이 여론의 역풍을 맞았지만, 현장에선 주52시간제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8시간의 추가연장근로제가 폐지될 때 별다른 보완책을 못내놓은 중기부는 지금도 여전히 한발 물러나 있습니다.

올 여름에는 근로시간 개편,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등 경영계와 노동계 입장이 엇갈린 사안들이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지만, 현장에선 중기부의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하소연이 나옵니다. 한국 경제의 뿌리 격인 중소 제조업체들이 수년째 개선을 요구하는 사안들에 대해 중기부가 손놓고 있다는 겁니다.

중기부는 “근로시간 개편과 최저임금 관할 주무부처는 고용노동부”라고 합니다. 맞는 말이지만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을 고루 들어야 하는 고용부가 경영계 의견에만 귀를 기울이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중기부가 중소기업계 의견을 전달해야 하는데, 정작 중기중앙회 등 관련 협회·단체에만 의존하는 분위기입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범부처가 의견을 모아 ‘스타트업 코리아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경제 위기를 돌파하자는 ‘스타트업 코리아’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연말 부처 업무 보고 때부터 강조하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729만개 중소기업 대부분은 도·소매업,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등에 종사합니다. 스타트업 코리아도 좋지만, 중기부는 중소기업과 직원의 생계를 좌우하는 현안에 좀더 우선순위를 둬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