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호남에서 남는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내기 위해 서해안에 ‘전기 고속도로’를 건설한다.
한전은 최근 개최된 전기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제10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올 초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2022년부터 2036년까지 15년간 장기 송·변전 설비 세부 계획이다.
이번 계획에는 지난 정부에서 태양광발전 설비가 집중적으로 설치된 호남권에서 생산한 전기를 공장, 상업시설 등 전기 수요가 많은 수도권으로 바로 보내는 초고압 송전망 건설 계획이 담겼다. 전력 당국은 올봄 호남 지역에서 전력 생산이 급증하자 원전 가동률을 낮추고, 일부 태양광 발전소의 전기 생산을 멈추게 하는 출력제한 조치를 도입했다. 전기는 수요보다 공급이 적을 때 대정전 사태가 일어날 수 있지만, 과도하게 전기를 생산해도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에 정부는 호남권에서 생산한 전기를 초고압 직류송전(HVDC)을 통해 서해안을 거쳐 수도권으로 바로 보내는 ‘전기 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HVDC는 장거리 전력 전송에 적합하고, 특히 초고압 송전선이 지나가는 지역 주민의 반발이 없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가 대규모 해상 초고압 송전시설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