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학대 피해 아동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디지털 세러피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한 이동형 상담 모빌리티 ‘아이케어카(iCAREcar)’를 올 1월 공개했다. 모빌리티 제품과 기술을 활용한 사회 공헌 활동을 넓히는 시도로, 디지털 세러피는 의약품처럼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게임, 가상현실(VR) 등을 의미한다.
현대차 스타리아를 기반으로 완성된 아이케어카 내부는 심리 상담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포티투닷(42dot) 등이 참여해 다양한 모빌리티 기술을 적용했다. 몰입형 디스플레이 기술,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 인식 기술, 뇌파 기반 스트레스 측정 기술 등 세 가지가 대표 기술이다.
차량 내부의 전면, 양 측면, 천장 등 4면에 설치된 몰입형 디스플레이는 아동에게 가상 공간으로 이동, ‘메타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해 흥미와 함께 상호 작용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
다중화자 분리형 AI 음성 인식 기술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모든 상담 내용이 텍스트 파일로 자동 전환되는 것은 물론, 여러 사람의 중첩된 목소리와 기타 배경 잡음에서 화자를 분리하는 MSD(Multi-Speaker Detector)를 탑재했다. 상담사와 아동의 음성을 구분하고 발화 내용 중 주요 단어를 자동으로 추출해 심리적 위험 요소를 빠르게 파악하고, 상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뇌파 기반 스트레스 측정 기술(엠브레인)은 아동이 상담받는 동안 귀에 이어셋을 착용하면 뇌파 신호를 감지해 아동의 스트레스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한다.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상담사가 아동의 상태를 살피면서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이 담긴 아이케어카는 글로벌 아동 권리 전문 NGO인 굿네이버스에 기증돼 현장에 투입됐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케어카 기증으로 학대 피해 아동들의 심리 치유와 안정을 돕는 것을 비롯해 가정 방문 상담 및 안전한 이동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아동 학대에 대한 관심과 공감대 조성뿐만 아니라 목적 기반 모빌리티 개발에서 다양한 사회적 활용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아이케어카 사업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8년간 전국 아동 보호 전문 기관 66곳에 차량을 총 142대 지원했다. 지원 금액은 약 35억원 규모다. 현대차그룹이 학대 피해 아동들의 현장 상담과 일상 회복을 돕는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과정을 담은 ‘힐스 온 휠스(Heals on Wheels·바퀴에 희망을 싣고)’ 영상은 지난 1월 공개 2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 2000만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사회적 약자들의 이동권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동약자 모빌리티 공헌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교통 약자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진행해온 사회 공헌 활동으로, 복지 차량, 장애인용 자전거, 노인용 전동 스쿠터, 근력 보조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 기기를 기증해왔다.
작년 10월에는 약 7억5000만원 규모, 기아 레이 복지 차량 30대를 서울시장애인복지시설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10대씩 기증했다. 해당 차량은 현대차그룹이 육성한 사회적 기업인 이지무브가 개발해 휠체어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설계를 갖췄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이동 약자들의 이동권 증진을 위해 진행해온 사회 공헌 활동 ‘H-스페셜 무브먼트’의 일환으로 시각장애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3대를 심사를 거쳐 선정된 충청북도 소재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3곳에 각각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