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 20일 주총에서 일제히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포스코케미칼은 ‘포스코퓨처엠’으로, 포스코건설은 ‘포스코이앤씨’로, 포스코ICT는 ‘포스코DX’로 각각 바꾼 것입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존 사업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친환경 같은 그룹 차원의 새 비전을 담기 위한 차원”이라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3월 주총 시즌을 맞아 국내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명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이름을 바꾸고 나서는 건 미래 사업 분야를 확장시키기 위한 목적이 큽니다. 글로벌 경기 불황기인 만큼 기존 사업을 고집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찾아 사업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입니다. 이 때문에 주로 새 사명에는 미래 전략이나 신사업과 관련된 키워드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오랜 간판을 바꾸려는 쌍용차나 롯데제과도 그런 경우입니다.

KG그룹에 인수된 쌍용자동차는 22일 주총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입니다. 쌍용차가 간판을 바꿔 다는 건 1988년 이후 35년 만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을 넘어 전기차, 자율주행 사업 같은 미래 지향적인 기술 개발도 포괄하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롯데제과도 1967년부터 써온 ‘제과’라는 명칭을 56년 만에 뗄 것으로 보입니다. 빼빼로·월드콘 같은 과자·아이스크림 일변도인 사업 구조를 벗어나 지난해 합병한 롯데푸드의 간편식이나 육가공 같은 사업을 더욱 확대하려는 전략입니다. 업계에선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제과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변화”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에 투자한 개미 주주들 사이에선 사명 변경 붐을 두고 ‘멋진 이름보다는 내실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사명을 바꾸면 모든 제품의 로고부터 직원들의 명함까지 전부 바꿔야 해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사명을 바꾸는 기업들이 영어나 약어를 고르면서 이름만 봐서는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동차, 케미칼, 건설처럼 사업 영역이 직관적으로 이해가 됐는데 이제는 이름만 봐서는 무슨 회사인지 잘 모르겠다는 얘깁니다. 멋진 간판에 걸맞은 내실을 채우는 것은 결국 각 기업들의 몫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