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대로 떨어진 주식 어떻게 할 건가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반 토막 난다는데 대안이 있나요?” “미래 먹거리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있나요?”

15일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선 주주들의 송곳 질문이 이어지면서 경영진이 답변하는 데 진땀을 뺐다. 삼성전자의 소액주주가 580만여 명에 달하는 데다 이날 주총엔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600여명의 주주가 참가했다.

주총장에선 최근 1년 동안 5만~6만원대에 묶여 있는 부진한 주가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한 주주는 “10만원 가까이 올라갔을 때 주식을 샀는데 지금은 겨우 6만원 턱걸이하고 있다”며 “주가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주주도 “주주 환원에 대한 이사진의 의지가 부족해 주가가 부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소액 주주 발언에 간간이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는 “이사회와 경영진은 지속성장을 위해 시설투자 확대와 M&A(인수합병) 추진 등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것이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제고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정기 배당 이외에 잔여 재원이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질문도 많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해 반 토막 난다는데 전략이 있느냐”는 주주의 질문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은 “5G, AI(인공지능) 등 신규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메타버스·자율주행 등이 메모리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사업 우위를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먹거리와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한 부회장은 “AI, 로봇, 자동차 전자장비 등 신규 분야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도 매우 큰 만큼 상호 유기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총에선 소액 주주들이 “답변을 너무 두루뭉술하게 한다” “짜여 있는 듯한 답변이다”와 같은 불만을 제기했고, 한 부회장이 사과하기도 했다. 한 부회장은 “만족할 만한 답변이 되지 않았다면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주총이 끝나고 회사를 방문해주면 관련 내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드리겠다”고 양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