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출기업 10곳 중 4곳은 영업이익과 맞먹거나 초과하는 수준의 이자 부담을 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의 자금 사정 악화가 이어지며 수출 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고금리 시대의 수출 업계 금융 애로 진단과 과제’를 주제로 ‘제5회 무역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정만기 무협 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출 기업의 자금조달 애로가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무협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대출 금리는 2021년 1월 2.69%에서 지난해 12월 5.56%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 예상치는 2021년 42조 4000억 원에서 지난해 74조 7000억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실제 지난해 12월 무협이 수출기업 4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애로 실태조사’에선 수출 기업이 겪고 있는 자금조달 어려움이 드러났다. 응답 업체 중 42%가 연간 이자 부담액이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초과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절반이 넘는 58%는 자금 사정 악화가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기업이 가장 원하는 금융지원은 금리 부담 완화, 신규 대출 확대, 신용보증 확대 순으로 나타났다.
무협은 중소 수출 기업을 위한 대출 금리 차액 보전사업(이차보전사업)을 통해 기업은행,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금리 3% 수준의 대출자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약 1000개 기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무협은 예상했다. 정 부회장은 “혜택을 보는 기업은 1천여 개에 불과할 전망이나, 이러한 사업이 다른 단체나 기관에 확산된다면 어려운 시기에 우리 수출 산업 생태계가 유지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