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딜라이트룸 본사에서 만난 신재명 대표는 "잠을 깨우는 것에서 나아가 성공적인 아침을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딜라이트룸은 글로벌 알람 앱 1위 '알라미'를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 192억원 중 8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해 1000만달러 수출의 탑(오른쪽 위)을 받았다. /고운호 기자

알람은 맞춰 놓는데 아침에 일어나질 못한다. 알람 앱 서비스 업체 딜라이트룸 신재명(34) 대표의 대학 시절 고민이었다. 한국외대 4학년이던 2012년 그는 정부의 IT 창업가 지원 프로젝트에 참가 중이었다. 빡빡한 프로젝트 일정을 따라가기 위해 매일 새벽 5~6시 기상하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한 해외 뉴스였다. 알람을 끄려면 침실서 떨어진 화장실이나 주방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야 하는 아이디어 시계가 억대 투자금을 모았다는 내용이었다. 여기서 힌트를 얻은 그는 더 지독한 알람 앱을 만들었다. 화장실이나 거실 같은 특정 장소의 사진을 찍어 미리 입력해 놓고 알람을 끄려면 같은 장소의 사진을 새로 찍어 올려야만 하는 앱이었다.

참가 중이던 프로젝트 과제로 이 앱을 제출해 출시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한 달 만에 사용자 5만명이 등록했고 아이폰 앱 마켓에선 일주일 만에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딜라이트룸의 대표 서비스이자 글로벌 알람 앱 1위 알라미(alarmy) 얘기다.

알라미의 성공 비결은 뇌와 몸을 활성화한다는 아이디어였다. 신 대표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에 있는 본사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알라미는 수학 문제나 메모리 게임으로 뇌를 일깨우고, 스마트폰 20~30번 흔들기처럼 간단한 운동으로 몸을 움직이게 한다”고 말했다. 유료 회원이 되면 걷기, 스쿼트, 문장 따라 쓰기 같은 더 다양한 기상 미션을 설정할 수 있다. 다시 잠드는 걸 방지하기 위해 5~10분 후 제대로 기상했는지 확인하는 알람 기능도 설정할 수 있다.

간단해 보이는 아이디어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다. 전 세계 알람 앱 가운데 최다인 누적 다운로드 7000만건을 기록 중이다. 이 앱이 제공되는 170국 가운데 97국 알람 앱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매일 약 200만명이 사용하고 이 중 7만명이 유료 회원이다. 특히 해외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딜라이트룸은 광고·구독으로 지난해 매출 192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올렸는데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발이다.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선 1000만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1인 개발자로 시작한 그는 이제 직원 30명을 둔 CEO가 됐다.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다 보니 다양한 기종의 스마트폰과 운영체제(OS)에서 정상 작동하도록 유지·보수하는 것이 필수다. 신 대표는 “세계 각지에서 새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마다 모두 사들여 앱의 정상 작동 여부를 테스트한다”며 “지금 본사에도 70~80개의 서로 다른 휴대폰 기종이 있다”고 했다.

딜라이트룸의 다음 목표는 잠을 깨우는 데서 더 나아가 숙면을 취하고 개운하게 일어나도록 사용자의 수면 전 과정을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21년엔 수면용품 제조업체 ‘삼분의일’에 투자했고, 지난해엔 운동하기, 일기 쓰기 같은 습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스타트업 ‘마인딩’을 인수했다. 신 대표는 “성공적인 아침 그 자체를 제공하는 게 최종적인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