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LNG(액화천연가스) 수입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인도네시아산 LNG 수입이 차질을 빚을 위기를 맞았지만, 민·관이 긴밀하게 협조해 이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에 문제가 생겼다면 도시가스 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비용 오름세에 기름을 부을 뻔한 상황이었다.

국내 에너지 기업 A사는 작년 연말 인도네시아 측 거래사 B사로부터 “공급을 90% 줄이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B사는 2006년부터 A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고 LNG를 대규모로 수출해왔지만, 국제 LNG 가격이 폭등하며 LNG 수요가 몰리자 자국 내수 물량 확보가 급하다는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물량 감축을 통보해온 것이다.

비상이 걸린 A사 임직원들이 인도네시아에 상주하며 사태 해결을 시도했지만 B사는 요지부동이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국 우선주의와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세계 각국이 에너지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공급자 지위가 강화되면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A사 소식을 접한 정부도 긴급 대응에 나섰다. 인도네시아산 LNG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에너지 대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대통령실 주도 아래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와 현지 한국 대사관까지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방위로 접촉했다.

정부 주요 부처들이 움직이자, 인도네시아 정부와 업체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발리 G20 정상회의 당시 한-인니 투자 분야 고위급 대화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던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루흣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부총리급)이 핫라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사 최고경영진도 지난 12월 말 인도네시아를 찾아 현지 정부 고위 인사들과 업체 대표를 잇따라 만나 최종 설득에 나섰다. 결국 인도네시아 업체가 최근 입장을 바꾸며 A사는 안정적인 LNG 확보가 가능해졌다.

산업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 “경제 전쟁에서 기업 혼자 싸우게 두지 않겠다”고 강조한 대로 민·관 원팀이 에너지 안보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