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금융 시스템을 바꾸고,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혁신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한정화 대·중소기업 상생특위 위원장)

“대기업 중심의 성장으로 인해 2019년 기준 대기업 1곳당 영업이익이 522억원으로, 1억원에 그친 중소기업의 522배에 달할 정도로 양극화가 심각하다.”(오동윤 중소벤처기업 연구원장)

“내년에도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들 파이팅” -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조선일보·중기중앙회가 공동 주최한 ‘2022 중소기업 정책포럼’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문식 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 심승일 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김분희 여성벤처협회장, 이정한 여성경제인협회장,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윤관석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한정화 대통령직속 대·중소기업 상생특위 위원장,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이동재 문구인연합회 회장, 김용진 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장, 이한욱 부울경신기술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뒷줄 왼쪽부터 송유경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정한성 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화만 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임재현 비금속광물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최봉규 중소기업융합중앙회 회장, 송공석 욕실자재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조시영 동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고병헌 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 정윤모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배종태 카이스트 교수, 곽노준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본부장. /박상훈 기자

14일 조선일보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공동 개최한 ‘중소기업 정책포럼’에서는 어려움에 빠진 한국 경제 속 중소기업들의 돌파구가 무엇인지를 놓고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을 벌였다. 특히 올해는 중소기업들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 출범 60주년을 맞아, 앞으로 100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대기업 중심 성장으로 양극화 극심… “성장형 중기에 선택과 집중을”

이날 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극심하다”고 진단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오동윤 중소벤처기업 연구원장은 “지난 60년간 대기업 중심의 성장으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들은 극심한 인력난을 겪으면서 글로벌화에서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는 글로벌화에 성공한 기업과 제조업 분야의 성장형 중소기업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730만개에 이르는 중소기업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보유한 기업들을 선택해 지원을 집중해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정화 대·중소기업 상생특위 위원장은 “대기업 중심의 성장이 30~40년간 계속되다 보니 운동장이 기울어졌다”며 “축구에 비유하자면 아래로 기울어진 쪽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공을 아무리 차봐야 하프라인을 넘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개별 중소기업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공정거래 질서를 위한 정부 감시와 조정을 강화하고 각 분야의 상생 협의체를 가동해 대기업의 혁신 성과가 협력업체들에도 전달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불법 행위는 엄격히 조치, 노동 규제 개선 등 적극 행정 필요

포럼 현장을 찾은 중소기업인들은 양극화 해소와 기업들의 자체 혁신을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최근 벌어졌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레미콘 업계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정상화됐다”며 “레미콘 기사들이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며 파업을 매년 반복하고 있는데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시대 변화에 맞게 기업을 혁신하려면 주 52시간제처럼 기업의 발목을 잡는 노동 규제를 과감하게 개선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추 본부장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한때 주 100시간을 근무했고 미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도 주당 82시간씩 근무하지만 한국 벤처 기업들은 일감이 몰려도 주 52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한성 한국파스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실업계 고등학교나 전문대학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고 입사해도 기업들은 기본 교육부터 다시 실시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교육 방식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도록 재편해야 한다”고 했다. 배종태 카이스트 교수는 “지금까지는 정부가 기업이나 사업 단위의 지원을 많이 해왔지만 이제는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우수 인력 자체에 대한 지원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