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는데 52시간제를 지키느라 사람이 부족해서 납기를 맞추기가 어렵다. 일감이 넘쳐나도 사람이 모자라 일을 못 하는 실정이고 납기를 지키려면 내가 잡혀가야 할 판이다.”(한상웅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이사장)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노동 규제 개선 촉구 대토론회에서는 주 52시간제를 포함한 노동 규제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중소기업중앙회·대한전문건설협회·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포함한 16개 중기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가 개최한 것으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참석했다.

토론에 나선 중소기업 대표들은 주52시간 제도로 인한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수원의 중소 제조업체 미경테크 이기현 대표는 “직원 80% 이상이 잔업 수당으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주 52시간 도입 이후 한 달 소득이 50만~100만원 가까이 줄었다”며 “기업은 기업대로 납기 준수가 어렵고 젊은 직원 유입은 없어 내일을 기약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기 대표들은 현재의 특별연장근로나 탄력적 근로시간 제도로는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연구·개발 업체 INI리서치 이진수 대표는 “업종 특성상 장기 프로젝트가 많기 때문에 최소 1~2년 집중적 근로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현재 특별연장근로는 1회에 한해 길어봐야 3개월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업인들은 외국인 근로자 고용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골판지 박스를 제조하는 경기도 수원 삼일기업 박재경 대표는 “이번에 어렵게 우즈베키스탄 출신 직원을 2명 뽑았는데 1명이 한 달도 안 돼 나가겠다며 태업을 해 결국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줄어든 데다 외국인 근로자를 뽑아도 이들이 다른 업체로 옮기겠다고 나서면 기업 입장에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김창웅 한국건설기계정비협회 회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한 번 근로계약을 체결한 업체와 적어도 6개월~1년 이상 근무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