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못 넣을라”… 주유소에 줄 선 차량들 -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로 휘발유·경유 재고가 바닥난 주유소가 늘고 있다. 4일 오후 2시 기준 전국에서 재고가 소진된 주유소는 모두 88곳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가 열흘을 지나면서 주요 산업의 출하 차질에 따른 매출 손실 규모가 3조원을 넘었다. 전국 88곳 주유소의 기름 재고는 바닥났다.

4일 정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으로 3일까지 열흘간 석유화학(1조173억원), 철강(1조306억원), 정유(5185억원), 자동차(3462억원), 시멘트(1137억원) 등 총 3조263억원의 출하 차질을 빚은 것으로 집계됐다. 레미콘 생산량은 2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전국 1269개 건설 현장의 59%인 751곳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고, LH공공주택 건설 공구 244곳 중 128곳(52%)에 공급 차질이 빚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시멘트 업종에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한 이후 지난 3일 출하율이 80%로 올라왔고, 컨테이너 반출입량도 지난 2일 평소의 69% 수준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석유화학업계 출하량은 평소 21% 수준에 그쳤다.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출하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공장 내에 보관할 장소가 없게 되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공장 가동을 한번 멈추면 피해 규모는 하루 최소 1238억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항만으로 컨테이너 진출·입이 막히면서 수출 물량은 아예 출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주 초가 고비인데 대산과 울산, 여수 같은 석유화학단지의 다수 업체가 감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국에서 기름 탱크가 바닥을 드러낸 주유소는 88곳으로 집계됐다. 휘발유는 73곳, 경유는 10곳, 휘발유와 경유 모두 재고가 소진된 곳은 5곳이었다. 지역별로 서울(34)과 경기(20)가 전체의 60%가 넘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파업 초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주유소를 중심으로 재고가 떨어진 곳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한 정유사 임원은 “재고 소진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가까운 물류센터에서 비노조원과 주유소 탱크로리를 활용해 물량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임박한 가운데 이에 따른 영향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