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이 작년보다 14%나 급감했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무역수지도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수출 감소세가 심화하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액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1일 오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김동환 기자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519억1400만달러(약 67조원), 수입은 2.7% 증가한 589억25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가 70억1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10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던 수출은 감소 폭이 더 커졌고, 수출 부진으로 부품·소재 수입도 주춤해 2.7%로 떨어졌다.

수입은 작년 11월보다 15억6700만달러 늘었지만 원유·가스를 포함한 에너지 수입액이 지난해보다 33억1000만달러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실장은 “부품·소재를 수입해 수출하는 우리 경제 구조를 봤을 때 수출입 부진은 경기 침체 징후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품목별로는 15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29.8%), 석유화학(-26.5%)을 포함한 11품목이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D램 단가가 1년 사이 40%가량 급락한 여파로 수출액이 반 토막 났다. 고유가 덕을 본 석유제품(26%)과 반도체 수급 개선 효과가 컸던 자동차(31%)는 수출이 늘었지만 차 부품(0.9%)과 이차전지(0.5%)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지역별로도 27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간 미국을 제외하면 모두 부진했다. 중국과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두 달 연속 감소했고, 중남미·인도·일본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올 들어 대중 수출 부진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는 양상이었는데, 이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경기 둔화가 확대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내년 무역 전망도 어둡다. 한국무역협회는 내년 수출은 올해보다 4% 줄어든 6624억달러, 수입은 8% 줄어든 6762억달러로 무역 적자가 138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무역 적자가 줄겠지만, 수출·수입이 동반 감소하면서 IMF 외환 위기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석유제품이 내년 각각 15%, 13.5% 수출이 감소하고, 철강(-9.9%)과 석유화학(-9.4%) 같은 나머지 주력 품목도 대부분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무선통신기기·자동차·자동차 부품 등 주요 품목의 수출 증가세도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수출이 감소세로 돌아서면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이어진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