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기업 인사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가 겹친 글로벌 복합 위기의 상황에서 최근 수년간 재계 인사의 키워드로 떠올랐던 ‘세대교체’와 ‘미래 먹거리 준비’ 대신 올해는 생존을 위한 ‘위기 관리’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40대 젊은 임원들 발탁 인사가 이뤄지는 가운데서도, 기존 CEO(최고경영자)들은 대거 유임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하는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 승진 이후 첫 사장단 인사지만 큰 폭의 물갈이나 깜짝 인사는 없을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개 부문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고 사업 부문을 반도체와 세트 두 부문으로 통합해 50대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반도체·생활가전 분야 등에선 수시 인사를 단행해왔다. 다만 이 회장이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한 만큼 외부 인재 영입과 여성 인재 발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비슷한 시기에 사장단 인사를 하는 SK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부분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그룹은 지난해 SKC를 제외한 모든 대표이사를 유임시켰고, 그룹 내 최고 의사 협의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도 교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초엔 올해 큰 폭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주요 부회장단이 내년 11월 결정되는 부산엑스포 유치 총력전에 투입된 데다 대내외 경영 환경도 악화되면서 유임 분위기가 강해졌다.
현대차그룹도 정의선 회장 체제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올해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 큰 물갈이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임원 인사에서는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 자율주행, 전동화 같은 미래 사업을 주도할 이들을 전진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지난달 25일부터 진행 중인 사업보고회를 마치는 이달 말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LG그룹은 올해도 계열사 최고경영진 교체가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달 말 인사를 하는 롯데그룹도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진행한 만큼 올해 인사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