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삼성전자 신임 회장으로 승진한 이재용 회장의 첫 공식 일정은 법원 출석이었다. 매주 1~2차례 열리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날 별도의 취임 행사나 취임사 발표 없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와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며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 만들어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회장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자리가 법원이라는 점은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매주 1~2차례 열리는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재판 1심 73차 공판에 출석했다. 검찰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이 회장의 안정적(이 회장에게 유리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두 회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며 이 회장과 삼성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지난 8·15 광복절 특사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는 복권 조치가 이뤄졌지만, 이 부회장은 매주 1~2차례씩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1심만 1년 6개월째 진행 중인 재판이 대법원까지 올라갈 경우 최소 3~4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외에도 삼성 웰스토리 부당 지원 의혹 역시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6월 삼성그룹 급식 계열사인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물량을 전부 몰아주고 높은 이익률을 보장해준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삼성전자 등 4사와 웰스토리를 검찰에 고발했다.
사법 리스크는 이 회장의 경영활동을 방해할 수밖에 없다. 그간 이 회장은 해외 비즈니스 출장을 갈 때도 하계 휴가 등으로 법원이 휴정하는 기간에 맞춰 일정을 조정해왔다.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첫 번째 정상 회동을 가질 때에도 이 회장은 재판 일정 때문에 참석 여부가 뒤늦게 확정되기도 했다. 당시 법원은 전날 오후 늦게야 불출석을 허락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