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경기도 광주 이지캡인터내셔널 사무실에서 노희권(73) 대표가 독자 개발한 병뚜껑 신제품 ‘오토캡’과 그 안에 부착되는 금속 필름을 들어 보이고 있다. 노 대표는 20여 년간 병뚜껑을 개발, 관련 특허만 250여 건을 출원했다. /장련성 기자

4일 경기도 광주의 이지캡인터내셔널 사무실 선반은 각종 플라스틱 병과 용기들로 빼곡했다. 이들 용기의 뚜껑이 어떤 형태인지, 어떤 식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노희권(73) 대표가 수집해놓은 타사 제품들이었다. 노 대표는 “각 용기의 뚜껑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뭐가 문제고 뭘 개선할 수 있을지 눈이 빠지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지캡인터내셔널은 병뚜껑 개발이라는 한우물만 20년 이상 파온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최근 한번 개봉하고 나면 알루미늄 포일 필름이 분리돼 밀폐성이 떨어지는 기존 병뚜껑 구조를 보완하고, 플라스틱 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오토 캡’을 내놓았다. 철저한 밀폐가 필수적인 약품이나 부동액 용기에 안성맞춤이다. 이 신형 뚜껑은 지난 7월부터 고려제약의 알약 용기에 사용되고 있다.

노 대표는 “수년에 걸친 제품 개발 과정을 거쳐 올해 2~3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의 테스트를 통과했다”며 “제품 성능이 입증되고 나니 정유사와 제약, 식품 업계에서 우리 제품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20년간 병뚜껑 개발 매진, 특허만 250여 건

노 대표는 병뚜껑 관련 특허만 250여 건을 출원한 병뚜껑 전문가다. 그는 음료 회사를 다니던 회사원 시절, 밀폐 기능을 가진 플라스틱 용기 뚜껑이 유망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개발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는 아예 이지캡인터내셔널을 차려 10년 가까이 개발에 몰두했다. 첫 결실이 2010년 내놓은 ‘K캡’이었다. 이 뚜껑으로 유한양행·고려제약 같은 제약사에 납품을 시작했다. 원형 플라스틱 용기 입구에 알루미늄 포일 필름을 접착제로 붙이고, 필름을 덮는 뚜껑 안쪽에 플라스틱 송곳을 부착해 개봉할 때 필름을 쉽게 찢을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 제품이었다.

노 대표는 2016년부터 더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나서, 5년 만에 필름을 용기가 아닌 플라스틱 뚜껑 안쪽에 부착시켜 놓고, 뚜껑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면 필름이 쉽게 분리될 수 있는 오토캡을 개발했다. 처음 용기를 열 때 필름을 손으로 벗기는 기존 병뚜껑과 달리 오토캡은 필름을 뚜껑 안쪽에 부착한다. 한번 용기를 개봉한 후에도 오토캡을 다시 닫으면 필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개봉 전과 같은 밀폐성이 보장되는 제품이다. 부착된 필름은 뚜껑 윗부분을 손으로 누르면 떨어져 나와 용기를 버릴 때 분리하기도 쉽다.

◇”아직 규모 작지만… 2030년에는 국내 시장 20~30% 차지할 것”

이지캡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11억원의 작은 기업이지만 영업이익은 2억5000만원에 달한다.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이 20%를 넘는다. 노 대표가 개발·영업을 전담하고 생산은 다른 업체에 맡긴다. 노 대표는 “병뚜껑은 끊임없이 수요가 발생하고 우리가 만든 병뚜껑은 분리수거가 용이해 친환경 제품으로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병뚜껑의 20%를 생산하는 독일 업체 베리캡이 지난해 생산한 병뚜껑이 총 910억개”라며 “2030년에는 이지캡 병뚜껑이 국내 병뚜껑 시장 점유율 20~30%를 차지할 만큼 성장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