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충북 진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공장. 300m 길이의 생산 라인에선 태양광 셀의 원재료인 실리콘 웨이퍼 수만 개가 쉴 새 없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빌딩이나 일반 가정에 설치된 사각 전지판들이 태양광 모듈이고, 그 전지판을 구성하는 작은 격자 단위 하나하나가 셀이다.

공정 전 과정은 모두 자동으로 이뤄졌다. 로봇 팔이 컨베이어 벨트 위 웨이퍼들을 레이저로 검사해 두께·크기·파손 여부를 파악하고 불량 웨이퍼를 걸러냈다. 웨이퍼 표면에 회로를 새겨 셀로 만들고, 셀을 반으로 자른 후 156개를 모아 모듈을 만들고, 완성된 모듈의 품질을 검사하는 것까지 모두 로봇과 자동화 설비의 몫이었다. 머리 위로는 각종 부품을 나르는 기계들이 끊임없이 오갔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웨이퍼 입고부터 모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해 하루에 200만 장의 셀을 생산한다”고 말했다.

한화큐셀 진천공장은 한국 최대의 태양광 부품 생산 기지로, 언론에 생산 라인을 전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장 26개 규모인 19만㎡ 부지에 2개 동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각각 4.5GW(기가와트)의 셀과 모듈 생산 능력을 갖췄다. 경기도 인구의 절반인 620만명이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진천 공장의 태양광 수출액은 올해 약 1조7000억원에서 내년에는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태양광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시행에 들어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12일 충북 진천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전지판) 공장에서 한화큐셀 관계자가 태양광 모듈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축구장 26개 규모인 진천공장은 국내 최대 태양광 부품 생산 공장이다. /진천=이기우 기자

◇국내 태양광 산업 선두 주자… 고효율 셀 연구·개발에 집중

한화큐셀은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 2012년 독일 큐셀을 인수해 10년 이상 태양광 셀 기술에 투자해 온 국내 태양광 산업 선두 주자다. 2020년대 들어서는 고효율 셀 연구·개발과 생산 능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화큐셀은 내년 4월부터 지금보다 1%p(포인트) 이상 효율을 향상시킨 탑콘 셀의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2026년에는 그보다 효율을 더 높인 차세대 태양광 기술을 접목시킨 탠덤 셀을 양산한다는 목표다. 탠덤 셀은 적외선 같은 긴 파장의 빛을 주로 흡수하는 기존 실리콘 셀과 달리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같은 짧은 파장의 빛도 흡수할 수 있어 태양광 흡수 능력이 뛰어나다. 한화큐셀이 지난 3월 독일 연구소와 협력해 개발한 탠덤 셀 시제품은 빛을 전기로 전환하는 최대 발전 효율이 28.7%에 이른다. 실제 양산 단계가 되면 발전 효율이 35%에 이를 것이라는 게 한화큐셀의 예상이다. 현재 제품들은 평균 23% 수준이다.

◇미국·독일 등 주요 태양광 시장 석권… 美 IRA도 호재

한화큐셀은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갈수록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는 주거·상업용 태양광 모듈 분야에서 올해까지 각각 4년 연속, 3년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주거·상업용 시장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태양광 모듈 제조 업체는 2013년 이후 한화큐셀뿐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5월 총 1800억원을 투자해 셀 생산 능력을 연간 4.5GW에서 5.4GW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매년 20~30%의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태양광 시장 공략을 위한 청사진이었다. 그로부터 넉 달 만인 지난달 미국이 IRA를 시행한 것은 한화큐셀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IR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 부문에 내년부터 총 300억달러(약 42조9000억원)를 투자한다. 미국에 태양광 부품 제조 시설을 보유한 업체는 폴리실리콘·웨이퍼·셀·모듈 각 생산 단계별로 막대한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미 조지아주에 1.7GW 규모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인 한화큐셀도 내년부터 매년 2억달러(약 2856억원) 이상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