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었던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수출입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주 5일제가 시행되며 토요일도 이젠 휴일이 됐지만, 산업부는 8시 50분 실적 수치를 시작으로 10시 20분까지 살을 붙여가며 세 차례나 보도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사실 산업부는 상공부 시절이던 1970년대부터 매월 1일이면 전날 자정까지 통관된 수출입 자료를 바탕으로 월간 실적 잠정치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 신정이라고 불렸던 1월 1일, 임정 시절부터 국경일로 기념해온 삼일절은 물론 토·일요일, 공휴일·대체공휴일과 상관없이 이 같은 전통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1월 1일에도 브리핑을 하던 수십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지만, 휴일에도 어김없이 나오는 수출입 실적 발표 관행을 두고 ‘너무 올드하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수출입국(輸出立國)’을 내걸고 수출 확대에 총력을 다했던 시절, 수출 데이터가 나오자마자 이를 공개해 기업 수출을 독려했던 때의 관성을 버리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MZ세대가 실무를 맡으면서 내부적으로도 “꼭 휴일에도 자료를 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매월 1~10일, 1~20일 수출입 속보를 내는 관세청이 휴일이 겹칠 때면 다음 근무일에 자료를 발표하는 것과 비교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무역 데이터’라는 상징성을 가진 지표이니만큼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과거 수출입과장을 맡았던 한 인사는 “1일 수출입실적을 내면 가장 관심을 보이는 매체가 AP, 로이터 같은 외신이었다”며 “세계 10대 무역국인 우리나라의 수출입 동향을 세계 경제의 선행 지표로 관심 있게 보는 증거”라고 전했습니다. 휴일이 겹쳤다고 뒤로 미룰 성질의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1일 발표한 지난달 무역 수지(수출액-수입액)는 6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습니다. 1997년 이후 최악입니다. 우리 수출이 흑자가 이어지던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 이른바 ‘1일 발표 관행’을 두고 의견을 나눌 여유가 생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