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우리나라 무역 수지(수출액-수입액)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6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무역 적자가 6개월 연속 이상 적자를 나타내기는 IMF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월 우리나라 무역 수지가 37억7000만달러(약 5조42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9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574억600만달러를 나타냈지만, 수입이 18.6% 늘어난 612억3000만달러에 이르며 적자가 계속됐다.
수출은 2.8% 증가에 그치며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아슬아슬하게 이어갔다. 월별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5.3%를 나타내며 뒤 4개월 연속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월 수출 증가율 2.8%는 코로나가 확산하던 2020년 10월(-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작년 11월 수출이 603억달러를 나타낸 것을 감안하면 감소세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나온다.
15대 주요 품목 가운데 증가한 품목은 석유제품·자동차·차부품·이차전지·선박 5개에 그쳤다. 컴퓨터(-23.6%), 철강(-21.1%), 디스플레이(-19.9%), 석유화학(-15.1%) 순으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9대 지역 중에선 아세안(7.6%), 미국(16%)·인도(8.5%) 등 5곳은 늘었지만 중국(-6.5%)·EU(-0.7%) 등 4곳은 줄었다.
다만 4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던 대중 무역 수지는 6억8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내며 5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수출(134억달러)은 7·8월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지만, 수입이 130억달러 중후반이었던 7·8월보다 크게 줄어든 127억달러에 그치며 흑자를 기록했다. 이차전지 소재를 비롯한 정밀화학 수입이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억달러 줄어든 것이 대중 무역 수지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이 80억5000만달러 늘어나며 작년 같은달(99억1000만달러)의 두배 수준을 나타낸 것이 무역 적자의 주요 원인”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겨울철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조기 확보에 나서면서 수입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무역적자 규모는 289억달러로 불어나며 연간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던 1996년의 206억달러와 차이를 벌렸다. 무역 수지는 작년 12월 4억300만달러 적자를 나타내며 20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월에는 적자 규모가 49억달러를 넘어섰다. 2월과 3월엔 각각 8억달러, 1억달러 흑자로 돌아섰지만 4월 24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이후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8월에는 한 달 동안 적자가 95억달러에 이르며 역대 월 기준 최대 규모 적자를 갱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