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선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1999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이어진 대우조선해양의 23년 수난사도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에서 출발해 1978년 대우조선으로 사명을 바꾼 대우조선해양은 IMF 외환 위기와 함께 첫 위기를 맞았다.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1999년 워크아웃(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갔고, 산업은행이 2000년 출자전환을 통해 대주주가 되면서 지금까지 관리를 해왔다. 이후 매각 시도가 있었지만, 특혜 논란 등에 휩싸이며 시기를 놓쳤고, 이후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며 대표적인 구조조정 실패 사례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2000년대 중반까지 글로벌 조선 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비싼 가격에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한화는 2008년 대우조선해양을 6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터진 글로벌 금융 위기로 조선업 불황이 시작돼 대우조선해양의 매력이 떨어졌고, 산은이 한화의 대금 분할 납부 요청까지 거절하면서 매각은 무산됐다.
산은은 2019년 초에는 국내 조선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빅3 체제인 국내 조선업 구도를 양강 구도로 재편해서 조선업 포화 상태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EU(유럽연합)가 LNG(액화천연가스)선 부문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기업결합 승인을 거부하면서 이 계약도 없던 일이 됐다. 이후 포스코·GS·효성이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한화가 다시 대우조선해양을 품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 인수 계약이 한번 어그러진 한화가 다시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인수 의지가 확고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한화가 20년간 쌓인 대우조선의 부실을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중장기 전략을 세워 정상화 과정을 밟는다면 대우조선해양이 본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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