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기업을 비롯한 대용량 사업자에 대한 전기요금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한전 적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요금 부담능력이 큰 대기업에 요금을 차등적으로 조정·반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사용자의 0.4% 수준인 대용량 사용자가 사용하는 전력량은 전체의 60%를 웃돈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3일 오전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에서 열린 산업계 간담회에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원가회수율과 현실적인 부담능력을 감안할 때 대용량 사업자들의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장에서 쓰는 산업용과 쇼핑센터 등에서 쓰는 일반용 요금이 차등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는 반도체산업협회,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철강협회, 시멘트협회, 비철금속협회, 기계산업진흥회, 자동차산업협회, 석유화학협회, 석유협회가 참석했다. 지난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 차관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이 전기요금을 더 부담하도록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협·단체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겠다”고 했다.
박 차관은 이어 “에너지 요금 인상 최소화를 위해 에너지 공기업의 고강도 자구노력과 함께 다각적 방안도 관계 부처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1분기 대비 올 8월 LNG(액화천연가스) 국제 가격은 5.5배, 유연탄은 4.7배 오른 가운데 에너지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전기요금을 비롯한 에너지 요금이 원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올 상반기 산업용 전력 사용량은 작년보다 3.1% 증가했고, 쇼핑센터·상가 등에서 쓰는 일반용은 7.6% 급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이에 따른 한전의 투자 여력 저하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며 “앞서 IMF(국제통화기금)는 유럽국가들에 에너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에너지 절약을 장려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박 차관은 끝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전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산업계도 에너지 절약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