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안내견학교는 새로운 안내견과 졸업한 안내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함께 내일로 걷다' 행사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신경영 선언 직후인 1993년 9월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설립해 29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사진은 퍼피워킹을 앞둔 예비 안내견 모습./삼성

20일 오전 경기 용인시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열린 안내견 분양 행사에서 시각장애인 파트너 8명과 안내견 8마리가 나란히 섰다. 지난 4주간 안내견학교에서 합숙하며 동반 교육을 마친 이들은 앞으로 서로를 돌봐주는 동반자로 함께 하게 된다. 안내견 ‘정감’의 시각장애인 파트너인 김동현씨는 “정감이는 저와 같이 길을 걷는 든든한 동반자이자 소중한 가족”이라며 “인생의 또 다른 가족을 맞이하는 기쁨에 너무나 행복하다”고 했다.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1년여간 돌봐준 ‘퍼피워커’ 임난주씨는 키워왔던 안내견 ‘탱고’를 시각장애인 파트너에게 보내며 “망나니 같던 강아지 ‘탱고’가 이렇게 자랑스러운 안내견이 되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기쁘다”며 “파트너님의 눈과 친구가 돼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란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6∼8년 동안 안내견 활동을 마치고 입양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은퇴견 6마리다. 안내견은 통상 만 8세 전후로 은퇴한 뒤 자원봉사 가정에 위탁돼 반려견으로서 여생을 살아간다. 이날 은퇴견들이 ‘안내견’이란 문구가 쓰인 노란 조끼를 벗고, 새 조끼를 입는 ‘조끼 환복식’도 진행됐다. 꽃 목걸이가 은퇴견들 목에 걸리자 행사장 곳곳에서 은퇴견들의 새출발을 응원하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삼성은 고(故)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신경영 선언 직후인 1993년 9월 삼성화재안내견학교를 설립하고 29년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1994년 첫 안내견 ‘바다’를 분양한 뒤 매년 12~15마리를 시각장애인에게 무상 분양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현재도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 2020년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성한 개로 기록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의 안내견 ‘조이’도 삼성화재안내견학교 출신이다. 이 외에도 삼성은 안내견에 대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각종 체험과 캠페인 활동도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파트너의 일상에 모두 동행하며 눈이 돼 줘야 하는 안내견들은 엄격한 훈련과정을 거친다. 8~9주 된 강아지들은 1년여간 ‘퍼피워킹’ 가정에 맡겨져 사회화 과정을 거친다. 이후 건강검진, 성격진단 등 종합평가를 통해 합격한 개들은 안내견 훈련과정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에도 6~8개월간의 훈련, 시각장애인 파트너와의 동반교육 1개월 등의 과정을 거친다. 훈련견 중 35% 정도만 훈련에 통과해 실제 안내견으로 선발된다. 훈련 과정 중 탈락한 훈련견은 일반 가정에 분양된다.

삼성이 29년간 안내견 분양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도 컸다. 안내견 후보 강아지를 돌보는 ‘퍼피워킹’ 가정은 1가정에서 시작해 현재 1000여 가정까지 늘었다. 안내견학교 관계자는 “퍼피워킹을 하면서 출입을 거부당하거나, 때로는 험한 소리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오로지 선한 목적을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했다. 은퇴견 입양 가정, 번식견을 돌보는 가정도 각각 600, 200곳에 달한다. 이외에도 300여명의 안내견학교 자원봉사자들은 주 1회 이상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다. 삼성 측은 “안내견 사업은 퍼피워커와 은퇴견 입양가족 등 다양한 자원봉사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우리 사회 모두의 노력과 애정으로 진행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는 “안내견 사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29년간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고 안내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 왔다”며 “앞으로도 안내견과 파트너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사회적 환경과 인식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