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급등이 고물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70%는 고환율이 경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는 환율 상승으로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기 업계에서는 “환율 급등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해외시장 개척 등 수출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환율 상승의 중소기업 수출 영향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중기중앙회가 최근 수출입 중소기업 508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69.5%가 ‘환율 급등으로 이익이 발생했다(19.1%)’ 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50.4%)’고 했다.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기업(30.5%)의 두배를 웃도는 것이다.
보고서는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K뷰티, K푸드 가공식품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시장 확대 기회가 되고 있다”며 “지금은 높은 원자재 가격 탓에 환율 상승이 주는 수출 가격 경쟁력의 효과가 제한되지만, 점차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해외 시장 개척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며 “통화 가치 하락 폭이 큰 신흥국보다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 물류비 지원 등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입국 전 ‘코로나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를 개선해 해외시장 진출을 돕고, 환율 변동에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환율 급등 상황이 위기가 아닌 수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 정부, 국회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