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항공사들이 “환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애를 태우고 있다.

항공사는 거액의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 등 고정 비용을 모두 달러로 결제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직격탄을 받게 된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35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달러당 환율이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르면 대한항공은 약 35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환율이 10원 오르면 284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지난 2분기 각각 2051억원, 2747억원의 환손실을 입었다. 항공사 관계자는 “화물 사업 호조로 실적이 좋았고 해외 여객 수요도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환율이라는 거대한 외부 요인은 회피가 어렵다”며 “고환율이 계속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더 울상이다. 양대 항공사는 화물 사업으로 그나마 실적을 냈지만, 이런 대안이 없는 LCC는 해외여행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리스료 부담 등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탓이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500억원대 환손실을 입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같은 기간 각각 260억원, 224억원의 손실을 봤다.

문제는 고환율 상황이 계속되는 분위기에서 항공사 스스로 할 수 있는 자구책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면 매출이라도 늘어날 텐데, 코로나 재확산세가 강해지는 분위기라 단기적으로는 전망이 밝지 않다”고 했다. 고환율이 여행 수요 감소를 부추기는 것도 문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던 사람들이 환율 부담에 국내 여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국제선 회복세도 한풀 꺾이는 추세라는 것이다.

항공업계에선 하반기 중국·일본 노선 재개가 매출 회복의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 LCC 임원은 “코로나 이전 중국·일본 여객은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는데, 지금은 10%도 채 회복되지 않았다”며 “중국·일본 하늘길이 열리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까 싶어 각국 방역 조치 완화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