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 오전(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 '추모의 벽' 제막식에 참석,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유족을 위로했다고 SK가 28일 밝혔다. 사진은 한미동맹의 상징인 고(故) 윌리엄 웨버 대령의 부인 애널리 웨버 여사와 인사하는 최태원 회장. /SK 제공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에 제안한 ‘칩4 동맹’과 관련해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2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공원 ‘추모의 벽’ 제막식에 참석한 후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칩4가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SK에게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약간 조심스럽기는 한 얘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 회장은 “칩4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며 “디테일이 조금 더 갖춰지면, 아마 제가 하는 게 아니라 정부나 다른 곳에서도 이 문제를 잘 다루리라 생각한다. 거기서 같이 논의가 돼서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쪽으로 우리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칩4 동맹’과 관련해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보다 반도체 시장에서 글로벌 영향력이 막대한 국가 간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중국이 이에 대해 오해한다면 사전에 해소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제 칩4 동맹이 가동될 경우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사업 비중이 큰 우리 기업들의 부담감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한미 경제협력 뱡향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이 갖고 있는 강점과 미국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잘 결합되면 저희의 경쟁력과 대한민국의 성장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갖고 있는 하드웨어적인 생산능력과 기술역량 등이 상당히 뛰어나지만 미국은 커다란 시장이고 우리가 조금 더 보강해야 될 소프트웨어적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며 “이 두 가지를 잘 결합시키면 앞으로의 미래, 디지털 기술이나 바이오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아주 큰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또 SK가 추모의 벽 건립에 100만 달러를 후원한 것과 관련해서는 “추모의 벽은 한미동맹의 큰 상징”이라며 “한미동맹의 상징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곳이 된다면, 더군다나 미국의 심장부에 위치한 곳에 제대로 한 번 지어진다면 영원히 계속해서 남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추모의 벽은 한국전쟁 참전 기념공원에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들의 이름을 새긴 조형물로 한국정부 예산 지원과 SK그룹 등 기업과 민간 모금 등으로 건립됐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참전용사 유가족들을 만나 헌신과 희생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최 회장은 한국전쟁 참전 영웅으로 한국전쟁 기념공원 건립을 이끌었던 故(고) 윌리엄 웨버 대령의 부인 애널리 웨버 여사를 만나 허리 숙여 손을 맞잡고 희생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위로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5월에도 한국전쟁 기념공원을 방문해 추모비에 헌화한 뒤 존 틸럴리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전 주한미군 사령관)을 만나 한국 기업 중 처음으로 추모의 벽 건립 기금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