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앞으로 국내 우주산업을 주도할 우주발사체 체계종합기업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달 말 우주발사체 체계종합기업 입찰 공고를 한 뒤 오는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체계종합기업은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처럼 우주발사체 설계부터 조립, 발사, 관제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체계종합기업 선정을 계기로 정부 주도였던 발사체 개발 사업을 민간 주도로 전환하는 것이다.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되면 2027년까지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공동으로 총 6878억8000만원을 들여 누리호를 4차례 발사하면서 기술을 이전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누리호 제작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미 경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300여 민간 기업이 제작한 누리호 부품 조립을 총괄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1단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비롯해 4개의 엔진을 묶어 하나의 엔진처럼 움직이게 하는 클러스터링 장비를 만들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에 탑재된 6개의 엔진(1단 4개, 2·3단 각 1개)을 조립, 납품했다. 특히 1단용 75t급 액체엔진은 국내 독자 기술로 제작된 첫 우주발사체 엔진으로, 영하 180도 극저온과 3300도 초고온을 모두 견딜 수 있도록 제작했다. 우주산업에 적극적인 한화그룹(재계 서열 7위) 소속으로 다른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각 계열사에 흩어진 우주산업 핵심 기술들의 유기적 결합을 위해 우주산업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다.

미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우주산업은 2018년 3500억달러(420조원)에서 2040년 1조1000억달러(1320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