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각종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R&D(연구·개발) 투자세액 공제를 이명박 정부 당시 수준으로 확대하면 국내 대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1.9조원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2%인 대기업의 R&D 투자세액 공제율을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2013년과 같은 6%로 높이면 전체 R&D 투자 증가율이 4.1%포인트 상승하고, 지난해 기준 투자액은 1조9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R&D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율은 대기업은 2%, 중소기업은 25%로 차이가 크다. 반도체·이차전지·백신 등 국가전략기술은 30~40%, 디스플레이·자율주행차·AI(인공지능) 등 신성장·원천기술에 대해선 20~30%를 세액 공제해 주지만 대부분의 품목은 2%로 묶여 R&D 투자를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연에 따르면 대기업에 대한 R&D 투자 세액 공제가 폐지됐던 2001~2007년의 R&D 증가율은 세액 공제가 존재한 1992~2000년, 20008~2020년과 비교해 5.6%포인트나 낮았다.
해외 각국과 비교해서도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독일·프랑스는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R&D 투자 세액 공제 비율이 같고, 일본과 영국도 중소기업 공제율이 대기업의 2배를 넘지 않는다.
한경연은 세액 공제와 보조금 등 대기업에 대한 지원을 현행 2%에서 선진국 평균인 19%로 확대하면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71조9000억원, 고용은 16만3000명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호 한경연 경제조사팀장은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 등도 법령에 명시되지 않으면 일반세액공제율인 2%에 그친다”며 “기술의 융합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나타나는 현 상황에서 다양한 기술에 대한 세액공제율 상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