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주말동안 2만명대를 기록하고 확진자가 2배씩 느는 ‘더블링 현상’까지 관찰되면서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동안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항공사들은 올 여름 국제선 운항 회복률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2년여만에 휴가철 성수기 특수를 노렸는데, 코로나 재유행이 공식화되면 곧바로 ‘셧다운’에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제선 운항 재개에 발맞춰 휴업·휴직 직원을 복귀시키고 기내식 서비스 재개와 프로모션 확대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었던 항공사들은 “진짜 코로나 재유행이 오면 버티기 어렵다”며 울상이다. 특히 적자가 심각했던 저비용 항공사(LCC)들은 “여기서 발목잡히면 재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며 한숨쉬고 있다.

항공업계는 최근까지만 해도 늘어나는 국제선 여객 수에 활짝 웃었다. 11일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과 국내선 여객 수는 총 460만 7105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국제선 여객 수가 94만 1540명에서 127만 9029명으로 35.8% 급증했다. 2020년 코로나가 확산한 이후 월간 국제선 여객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 7월 들어 열흘간 국제선 이용객이 50만명을 넘겼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7월 전체 국제선 여객 수가 150만명도 돌파할 수 있으리란 기대가 고조됐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따라 여권 발급도 늘어나고 있는 7일 경기도 수원시 여권민원실에서 직원이 교부할 여권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가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에선 “여객 사업 정상화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당장 정부는 항공 관련 방역조치를 강화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속도에 따라 하루아침에 운항규제·방역규제 등이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일단은 예정대로 국제선 증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요 여행지에서 다시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진다면 노선 운항 중단 등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했다.

11일 인천공항 출국장 로봇 화면에 마스크 착용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2693명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코로나로 인해 재정 상황이 악화했던 LCC들은 최근 공격적으로 동남아 등 인기 노선을 재개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재확산 분위기에 좌불안석이다. LCC 관계자는 “유가, 환율, 물가 등이 모두 올라 안 그래도 전망이 좋지 않았는데, 코로나 재확산까지 터지면 정말 회복할 길이 없다”고 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대 항공사도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그동안 여객 사업 부진을 만회해주던 화물 운임은 항공기 공급량 증가에 따라 하락세에 있다. 지난해 12월 ㎏당 12.72달러까지 치솟았던 TAC 지수(항공 화물 운송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6월 8.72달러로 떨어졌다. 화물 사업이 부진할 경우 여객 회복세로 이를 만회해야 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