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저비용 항공사(LCC)의 익명 게시판에는 ‘항공업계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정작 승무원은 비행기로 못 돌아가게 생겼다’는 내용의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고 한다. 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인천국제공항에 적용했던 각종 운항 규제를 지난달 해제하면서 항공업계 안팎에선 “2년 넘게 추락하던 항공사들이 재도약할 수 있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정작 LCC 직원들은 정부가 업황 회복 가능성을 근거로 고용유지 지원금을 끊게 되면, 대규모 무급휴직이 벌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22일 항공사 고용유지 지원금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은 항공사가 조종사·승무원 등 국제선 운항 직원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휴직·휴업 수당의 일부를 지급하는 것이다. 정부는 6월까지만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며, 연장 여부는 항공사 실적 개선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정부의 국제선 운항 규제 해제가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 연장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우려다. 고용부 내부에서는 “실적 개선의 길이 열렸으니 더 이상 주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는 기류가 강하다는 것이다. 한 LCC 관계자는 “지원금이 끊기면 당장 조종사·승무원에게 월급 줄 자금이 없다”며 “당장 직원 절반 정도가 무급 휴직에 들어가야 할 판”이라고 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이달 초 직원들을 대상으로 미리 무급휴직 신청서를 받았다.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티웨이도 지난 5월 말부터 조종사와 승무원을 중심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아 둔 상태다.
대규모 무급 휴직이 현실화하면 휴가철을 앞두고 승무원 부족으로 비행기를 못 띄울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실적 개선은커녕 남은 직원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LCC 조종사 노조는 최근 공동 호소문을 내고 “무급휴직을 겪게 되면 최소 생계유지가 힘들어진다”며 지원금 기간 연장을 주장했다. 한 LCC 임원은 “운항 규제가 풀린다고 곧바로 실적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올해 LCC가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연말까지라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