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4월 무역수지는 올 들어 1월, 3월에 이어 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4월 무역수지가 또 적자를 나타냈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다. 무역적자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우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난 576억9000만달러, 수입은 18.6% 증가한 603억5000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1월, 3월에 이어 올 들어 4개월 중 3개월이 적자다. 한 해 3개월 이상 적자를 나타내기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덮치며 연중 9개월 적자를 나타냈던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전 세계적인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과 수출 증가에 따른 중간재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수입액은 1월과 3월에 이어 600억달러를 웃돌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70억900만달러 증가한 148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수입 증가세를 이끌었다”며 “수출이 증가하며 메모리 반도체, 석유제품, 알루미늄괴 등 중간재 수입도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당초 4월에는 글로벌 난방 수요가 줄어들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제가 이어지며 국제 유가는 4월에도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이어갔다.

적자 구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4억260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던 작년 12월부터 따지면 최근 5개월 동안 2월을 제외한 4개월이 적자에 그쳤다. 올 1월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47억3500만달러를 나타낸 데 이어 3월에도 1억1500만달러 적자에 그쳤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2월만 8억92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을 뿐 사실상 적자가 계속 이어진 셈이다. 조상현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은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입 구조에서 이 같은 에너지 가격 고공행진은 직격탄”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 무역수지 적자 구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실장은 “국가 채무가 급증한 상황에서 가계 부채도 위험한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여기에 무역수지까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위험 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