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이동전화 서비스업 전체에 대한 NCSI는 지난해와 동일한 78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는 상용화된 지 3년이 지난 5세대 이동통신(5G)에 대한 고객 만족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5G 가입자 수는 최근 2200만명을 넘기며 이동통신 전체 가입자의 30%에 육박했다. 그러나 고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5G 품질과 요금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은데, 이런 요인이 만족도 정체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 고객이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를 체험하고 있다. SK텔레콤의 3대 차세대 기술 중 하나인 '이프랜드'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79점으로 1998년 NCSI 조사 시작 이래 25년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SK텔레콤이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은 것은 언택트 시대를 맞아 AI(인공지능)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이동통신 서비스에 접목하고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는 등 끊임없이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보여진다.

SK텔레콤은 ‘사내 평가단’과 MZ세대 구성원을 중심으로 ‘주니어 보드’ 제도를 운영해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 품질을 평가하고, 불편한 점을 찾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개선하기 위해 멤버십 제도를 대대적으로 바꿨다. T멤버십을 더 많은 곳에서 누릴 수 있도록 제휴처를 대폭 늘리고, 변화된 소비 패턴에 맞춰 고객이 스스로 할인이나 적립 가운데 원하는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T멤버십 2.0을 출시했다. 나아가 5G 요금제 부담을 낮추고자 온라인 전용 요금제, 주니어와 시니어 요금제 등 사용 고객층별로 세분화한 요금제를 선도적으로 경쟁사보다 먼저 선보여왔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SK텔레콤은 올해 조사에서 비용 대비 가치 측면에서 1점 상승하는 성과를 보였다.

KT의 고객 만족도는 78점으로, 조사 대상 기업 중 2위를 차지했다. KT는 ‘통신 인프라의 안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네트워크 안정을 위한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기술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도서 산간에 무선통신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설비인 ‘닥터 마이크로웨이브’를 도입했다. 이는 마이크로웨이브의 장애를 인공지능(AI)으로 관제하는 설비다. 이는 또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이 일상화됨에 따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고객센터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AI 음성 가상 상담을 본격 개시했다. 160여 분야 65만여 건에 달하는 고객 문의 사항을 AI 보이스봇이 24시간 직접 해결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상담사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더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KT의 이러한 노력은 전년 대비 전반적인 품질 평가에서 점수가 상승하는 성과를 이끌었다.

LG유플러스의 고객 만족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77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동통신 시장 후발 기업인 LG유플러스는 고객 확대를 위해 업계 최초의 상품과 서비스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사업자와 활발한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업계 최초로 ‘5G·LTE 지인결합’ 상품을 출시하고, 비대면 유통채널 확대를 위해 서울 종로구에 ‘U+언택트스토어’를 열었다. 이런 적극적인 활동으로 전년 대비 품질 평가에서 만족도가 상승했다. 다만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혜택이 제공되는 요금제가 전반적으로 고가 요금제다 보니 비용 대비 가치 측면에서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점수가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