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진출을 막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에 대리운전을 포함할지를 두고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논쟁이 한창이다. 중기 적합 업종 지정은 “골목상권을 지켜야 한다”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측과 “소비자 이익이 최우선이다”라는 대기업 간 충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 대리운전 논쟁은 이례적으로 ‘대기업 대(對) 대기업’ 구도로 흐르고 있다. 업계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와 도전자인 SK텔레콤의 계열사 티맵모빌리티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벌어진 일이다.

동반위는 4월 말 대리운전업의 중기 적합 업종 지정과 관련해 마지막 회의를 열고 오는 5월 최종 결론을 낼 예정이다. 전화 대리 업체 대표로 구성된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작년 5월 “카카오와 티맵이 대규모 프로모션과 수수료 인하 혜택을 동원해 전화 대리 업체를 무력화한다”면서 중기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동반위에 신청했다. 이때만 해도 다른 중기 적합 업종 분쟁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대기업 측인 카카오와 티맵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이 장기화했다.

동반위에 따르면 2016년 사업을 시작한 카카오는 “업계 요구대로 할인·수수료 인하 등 프로모션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미 시장점유율을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린 만큼 기존 대리운전 업계와 잡음을 내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러자 티맵이 “카카오 독주 체제를 오히려 공고히 하게 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작년 7월 대리운전 시장에 새로 진입해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인 티맵으로선 프로모션과 같은 대대적인 판촉 활동을 못 하게 되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마땅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리운전 시장은 아직은 기존 중소 전화 대리 업체가 점유율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카카오가 점유율 30%를 넘기면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티맵은 ‘대기업 점유율 상한제’를 주장한다. 대기업 점유율을 일정 비율로 정해 그 안에서 한번 ‘무한 경쟁’을 펼쳐보자는 것이다. 그러자 카카오가 “대리 업계 요구 사항도 아니다”라며 반대했다. 업계 1위인 카카오로선 굳이 시장점유율 상한을 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 간 합의가 끝내 이뤄지지 않으면 ‘강제 조정’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