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선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뿌리업계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주조·금형·열처리 같은 뿌리 산업 관계자들의 애로와 건의 사항을 듣고 중·장기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뿌리 산업 지원을 산업부가 전담해달라”고 했습니다. 현재 뿌리 산업 관련 정책 조정은 산업부, 기업 지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연구·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생산기술연구원으로 역할이 쪼개져 있는데 이를 산업부로 합쳐달라는 뜻입니다. 김 회장은 “산업부든 중기부든 괜찮지만, 산업 실상을 더 잘 아는 산업부가 맡아줬으면 하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행사가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자리라는 점에서, 김 회장이 산업부를 앞세우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중기부도 “민간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 회장이 중기부가 아닌 산업부 손을 들어주는 발언을 한 것은, 중기부에 대한 중소기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인들 사이에선 “중기부가 소상공인·스타트업만 챙긴다”며 소외감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잖다고 합니다. 예컨대, 지난해 2월 취임한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소상공인 경영 회복이 최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중기부가 재난지원금·손실보상금 같은 소상공인 지원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건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중소기업들도 외국인 근로자 구인난, 주 52시간 확대 적용, 원자재 가격 폭등 같은 악재가 겹치며 고통이 컸는데, 중기부의 지원을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게 기업인들의 불만입니다.

올해 중기부 예산은 19조원입니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관련 예산 대부분은 5조3000억원의 중소기업 정책금융입니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대출입니다. 중소기업들은 “돈을 빌려주는 것도 좋지만 기업들의 가려운 부분을 콕 집어 긁어주는 ‘핀셋 지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기부가 진작 그런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부처의 존폐를 걱정하는 처지까지 내몰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