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안전공사는 1974년 공사 창립 이후 유지돼온 정기 안전점검 제도를 올해부터 비대면·상시·원격 점검 체계로 전환한다. 지난해 12월 21일 전기안전관리법 개정법률안이 공포됨에 따라 일반 주택이나 공공 전기설비를 대상으로 시행해온 정기 점검 업무를 크게 개선하는 것이다.
◇정기 안전점검, 비대면·상시·원격 점검으로 전환
공사는 그동안 일반 주택과 공공시설 등의 전기설비에 대해 1~3년에 한 번씩 직원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안전 점검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인 가구 급증, 코로나 확산 등으로 생활 방식이 크게 변화하면서 현장에서 직원이 직접 점검을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졌다. 게다가 전기설비가 노후화하면서 사고 위험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일회성 점검으로는 지속적으로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공사 관계자는 “이 같은 요구 속에 전기안전관리법 개정이 추진됐다”며 “원격점검 장치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원격에서 설비 안전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공사는 우선 내년부터 2024년까지 가로등과 신호등, CCTV 등 공공 전기설비 200여 만개를 대상으로 원격점검 장치를 설치하고, 취약 계층이 거주하는 25년 이상 노후주택과 다중이용시설 등에 해당 장치를 차례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 같은 체계가 마련되면 누전이나 과전류 등 이상 신호가 발생하는 즉시 공사 관제센터로 정보가 접수되고, 실시간으로 해당 전기설비 소유자나 거주자에게 긴급 점검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또 검사·점검 결과에 관한 통계 데이터도 공개해 누구나 스마트폰 등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건물의 전기설비 안전 상태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방문 점검을 위해 고객이 시간을 내거나 전기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불편도 줄일 수 있다.
공사 관계자는 “이같이 원격점검 체계로 전환함에 따라 절감한 예산을 앞으로 도로조명설비 시범사업이나 취약계층 노후주택 지원 사업, 관제시스템 고도화 사업 등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인력 또한 다중이용시설이나 산업단지에 있는 고위험성 설비,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충전시설 등 신에너지 전기설비 분야로 재배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사용 전 점검, 산간오지로 확대
공사는 올해부터 도서 지역은 물론 산간 오지에서 ‘온라인 사용 전 점검’을 확대 시행한다. 사용 전 점검은 전기설비 계량기를 설치하기 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법정 점검 사업이다. 다만 도서 지역은 최근 3년간 사용 전 점검 신청이 연평균 2843건이 접수됐지만, 날씨와 거리, 교통 등의 한계로 고객이 원하는 날 점검하기 어려웠다.
공사는 이 같은 도서 산간 지역 주민의 불편 사항을 없애기 위해 최근 홈페이지에 ‘전기안전여기로’를 만들고, 인터넷으로 사용 전 점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 사진 등을 첨부해 올리면 당일 바로 기술 검토를 거쳐 사용 적합 여부를 결정하고 30일 이내에 현장 확인 점검을 하도록 했다. 보안등, CCTV와 같은 공공 전기설비 등이 주요 대상이다.
공사는 또 일반용 전기설비 점검 안내에 관한 전자고지 발송 시스템도 새롭게 구축했다. 과거에는 공동주택 게시판이나 구내방송, 지역케이블 방송 등을 통해 전기점검 사전 안내를 알렸지만, 이제는 고객 스마트폰으로 직접 전달하도록 했다. 종이로만 발급하던 고지·안내문을 모바일로 대체하면서 연간 약 1억5000만원을 줄일 수 있게 됐다.
박지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우리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기술력을 활용해 비대면 시대를 앞서나갈 전기안전 인프라를 구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