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창업 육성 기업(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최근 ‘모든 임직원이 투자 대행을 일절 하지 않는다’는 공지문을 띄웠다. 회사와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이 회사 이모 대표를 사칭해 개인 투자자의 돈을 받아 잠적하는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이 대표를 사칭한 사람이 ‘주식 투자를 대신 해주겠다’고 해서 돈을 맡겼다가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진짜 이 대표를 보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한다. 피해자의 연락을 받은 회사가 사실관계를 파악해 봤지만, 사칭범은 이미 투자금을 가지고 잠적한 상태였다.
이처럼 ‘제2의 벤처붐’을 타고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 업계 관계자를 사칭하거나 허위 정보를 활용해 투자 사기를 벌이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또 다른 창업 육성 기업 퓨처플레이는 ‘장외 주식 투자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퓨처플레이 주식을 장외에서 거래가 가능한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의 전화 문의를 유도하는 인터넷 블로그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퓨처플레이는 장외 주식이 없다”면서 “있지도 않은 장외 주식을 거래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정체 불명의 인물이 유명 블록체인 투자사 김모 대표를 사칭해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린 일도 있었다. 진짜 김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혀 무관한 사이트’라고 해명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이 최초로 9조원을 돌파하며 스타트업 업계에는 사상 최대 자금이 몰렸다. 그러나 스타트업 대부분이 상장돼 있지 않은 데다 기업 정보도 부족해 개인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벤처캐피털 임직원을 사칭한 사기꾼들의 제안에 개인 투자자가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것이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정상적인 벤처캐피털은 소셜미디어 같은 불확실한 채널로 투자를 유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피해를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