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골자로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2022년 01월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가결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부가 임기 말 각종 친노동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경영계 반대에도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를 도입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산업재해 인정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업종과 근무 연수만 충족하면 근골격계 질환을 산재로 추정하는 고시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특정 업종(조선·자동차·타이어 등), 직종(용접공·도장공·정비공·조립공 등)에서 1~10년 이상 일한 근로자가 6개 신체 부위(목·어깨·허리·팔꿈치·손목·무릎)에 회전근개파열·건초염과 같은 질환이 발생하면 근무 연관성에 대한 현장 조사 없이 산재로 추정하겠다는 것입니다. 근로자가 아프기만 하면 산재로 인정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게 되는 겁니다.

◇ 임기말 밀어붙이는 친노동 정책… 고용부 경영계 반대에도 추진

근로 현장에서 다쳤다면 보상받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경영계는 정확한 인과관계 규명이 우선되지 않으면 결국 기업 부담만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산재보험은 기업이 100% 부담하는 의무보험으로 산재 인정 건수가 늘면 재무 부담이 늘게 됩니다. 경총 관계자는 “2015~2016년 50%대였던 근골격계 질환의 산재 승인율은 현 정부 들어 이미 70%대로 높아졌는데 앞으로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재보험급여 지출액은 2015년 4조791억원에서 지난해 6조4529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고용부는 경영계 의견은 무시하고, 노사정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않은 민노총을 따로 수차례 만나 이번 고시 개정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의견 수렴 방식의 하나”라고 말했지만, 경총은 “경영계를 들러리 세운 것”이라고 비판합니다. 지난 25일 열린 고용부 규제 심사에서 고시 개정안은 원안대로 통과됐고, 다음 달 국무조정실 규제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영계의 의견을 묵살하고, 노동계 입맛에 맞는 법안을 밀어붙이는 패턴은 현 정권 내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한 개정 노조법이 시행됐고, 지난 1월에는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근로자 대표의 추천이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은 비상임이사를 1명 선임해야 하는 노동이사제도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출범한 현 정권이 임기 만료 전 노동계의 숙원 사업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