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세계 3위의 산유국인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게 되면 에너지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3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되어 있다./뉴시스

미국 원유 가격의 기준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배럴당 93.1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2014년 9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 유가 기준인 영국 브렌트유 역시 94.44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원유 공급 차질 우려는 커지고 있는 반면 글로벌 석유 수요는 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월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억58만 배럴로, 지난달 9971만 배럴에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지난 1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되면 국제 유가가 더욱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CNBC는 투자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외환 거래를 차단하거나 원유·천연가스 수출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를 가한다면 국제 유가는 12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전 세계 매장량 중 24.3%를 차지하고 있는 천연가스 가격은 이미 요동치고 있다. 유럽은 천연가스 수요 40% 이상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유럽의 비판에 반발한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 공급용 가스관 일부를 차단한 지난해 12월 넷째 주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열량단위(MMBtu)당 51.18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유럽 지역의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떨어져 2월 둘째 주에는 평균 25.94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했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 6.79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3~4배가 넘는 수준이다. 동아시아 천연가스 가격 역시 지난해 2월 둘째 주 8.36달러에서 올해 24.29달러까지 가격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