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중구 CJ 대한통운 본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파업 중인 민노총 전국택배노조 CJ대한통운지부가 본사까지 무단 점거한 가운데, 지난해 8월 노조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김포 택배 대리점주의 유가족이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라”고 14일 밝혔다.

대리점주의 부인은 “최근 집단폭력을 앞세운 택배노조의 본사 불법점거 뉴스를 보며 폭언과 집단 괴롭힘으로 운명을 달리한 남편의 모습이 떠올랐다”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지만 택배노조가 남편의 억울한 죽음 앞에 사과를 할 때만 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졌었는데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 사과였구나, 역시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라는 확신이 들게됐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노조원들이 경찰 조사는 시간이 없다며 제대로 받지 않으면서도 노조 집회에는 꼬박꼬박 참석하는 모습을 봤다”며 “남편이 피가 거꾸로 쏟는 심정으로 쓴 유서를 남기고 하늘로 간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간 이들이 언제쯤 법의 심판을 받게 될지는 기약이 없어, 아픔을 씻을 길은 아득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택배노조의 불법점거와 폭력행위를 보며 ‘국가는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법 위의 존재인 듯 거리낌 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경찰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들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대한민국이 너희를 지켜 줄 것’이라 가르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남편의 죽음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어야 할 택배노조 집행부는 불법과 폭력을 즉시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총사퇴해야 한다”며 “정부는 택배노조의 불법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즉시 엄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에 택배 요금 인상분 분배 등을 요구하며 49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노조원 200여명이 본사를 무단 점거했다. 15일부터는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 전원이 상경해 서울 도심 집회·캠페인·촛불 문화제를 진행하며 무기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