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의 한계는 풍력·태양광 발전의 성공 사례로 꼽히던 유럽 국가 발등을 찍었다.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유럽의 에너지 위기는 북해(北海) 지역의 풍력 발전량 감소가 시작이었다. 2020년 유럽 전력 생산에서 풍력 발전 비율은 16.4%에 이른다. 태양광 발전 여건이 좋지 않은 영국의 경우 발전량의 25%에 육박할 정도로 풍력 비율이 높다. 영국은 해상 풍력 발전을 확대하며 에너지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가을 북해 바람이 약해지며 전력 생산이 급감하자 유럽 전역이 에너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영국 전체 전력 생산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7%로 떨어졌다. 탄소배출권 가격은 물론 전기요금도 급등했다. 러시아산 가스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탈원전·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는 독일도 신재생 에너지 확대로 각종 문제를 안고 있다. 독일 에너지시장조사기관인 AGEB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은 기상 악화로 풍력발전이 10%가량 감소하자 폐쇄를 추진 중이던 석탄 발전을 대신 돌려 전력 위기를 막았다. 독일의 석탄 발전은 전년보다 18%가량 증가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증가한 독일은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메우기 위해 프랑스 등 해외에서 수입하는 전력량이 2017년 2만7842GWh(기가와트시)에서 2020년 4만7600GWh로 늘어났다.
작년 초 미국 텍사스에서 일어난 에너지 부족 사태도 신재생 에너지의 취약성을 보여준 대표 사례로 꼽힌다. 텍사스는 2020년 미국 전체 풍력발전의 28%를 차지하며 최대 풍력발전 주(州)였다. 텍사스주 풍력 발전량은 석탄을 웃돌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 한파에 풍력 터빈과 부속부품 대부분이 얼어붙으면서 한때 400여만 가구는 암흑과 영하의 기온에 갇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당시 “일주일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풍력과 태양광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수록 전력망 신뢰도는 떨어진다”고 보도했다.